공연관람후기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시리즈 4 (정명훈) [06/12/27]

classicalboy 2007. 8. 20. 21:59
정명훈과 서울시향이 기획한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의 마지막 날이었다.
교향곡 8번과 9번이 연주된 이 날은 송년의 기분과 더불어 숭고함까지 느껴졌다.

8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다.
나 또한 그리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가디너와 아바도의 전집으로 인해 가끔 들었었다.
가볍고 재미나는 작품으로 생각되었으나
이날 정명훈이 들려 준 8번은 무게감이 있었다.
하지만 9번에 역점을 둔 듯 기본에 충실한 무난한 연주였던 것 같다.
뭔가 특색있는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세종문화회관이라는 거대한 홀에서이 소리는
정말 오디오보다 못했다.
1층 A열 중간에 앉았기에 나름대로 소리가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소리가 앞에서만 맴맴 도는 듯했다.

9번 교향곡이 시작되었다.
8번보다는 조금 큰 소리였지만 여전히 답답한 소리는 집중력을 무디게 했다.
정명훈은 그 특유의 활발한 지휘법 대신 오늘은 왠지 다소곳 한 느낌이었다.
강약대비가 거의 없었던 느낌이었고 무난한 연주를 들여준 것 같다.
합창단의 규모는 너무 컸다. 합창단 소리에 �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또한 솔리스트들도 메조소프라노와 베이스를 제외하곤 모기 목소리만큼 작았다.
그리고 대게 솔리스트들은 4악장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데
이번엔 4악장중간에 나오다니...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어처구니 없기는 했다.

아무튼 이번 연주는 크게 특색이 없었다.
그나마 서울시향이 이정도의 연주를 들려준 것에 만족한다.
정명훈이 없어도 이정도의 수준을 유지해 줄지, 지금부터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