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관람후기

KBS교향악단. 574회 정기연주회 [05/04/28]

classicalboy 2007. 8. 20. 21:40
KBS홀
피아노 : 보리스 베르만
지휘 : 오트마 마가

'리멤버 마가'라는 타이틀을 내건 야심작 시리즈로 보인 이번 연주회에서
베르만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황제와 브루크너의 심포니 8번이 연주되었다.
지친 업무로 인한 피곤함이었을까?
황제 연주시 1악장의 거의 대두분은 졸음으로 일관했다.
요즘들어 음악회에서 조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 걱정이다.
황제의 첫 울림부터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졸다니.. 아쉽다.
베르만의 피아노는 미스터치가 좀 많긴 했으나
황제 다운 당당한 터치가 맘에 들었고 힘찼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웅장함에서 쳐진 느낌이었다.
황제는 협연자였던 베르만을 부각시켜 주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오케스트라의 비중이 작아보여 아쉽기도 했다.
황제가 끝나고 많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시골의 인자한 농부아저씨같이 풍기는 외모에 꾸벅꾸벅 인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브루크너 8번이다.
작년 수당의 지휘로 있었던 9번이 참 인상적이었기에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연주였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연주였지만 연습한 부분들이 느껴져 호연이라는 생각은 든다.
마가의 템포는 빨랐고 호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2악장과 3악장, 특히 3악장에서 드러난 불협화음들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한 혼 주자들에게서 나타난 불안정한 도입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호쾌한 사운드와 힘차게 뻗어나오던
혼, 트럼본, 트럼펫, 바그너 튜바의 소리는 인상적이었다.
어느분의 리뷰대로 조금만 더 연습하면 레코딩해도 무리가 없을것 같다는 생각엔 동의한다.
그러나 정기연주회에서 보여주는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우수 지휘자를 초청하여 들려주는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차이가 남은 그들의 정신적 문제인가? 아니면 지휘자의 능력 때문인가?

좋은 연주였고,
고즈넉한 여의도 공원의 밤길을 이어폰을 꼽고 걷는 기분도 좋았다.
귀에서는 브루크너의 9번 3악장이 흐르고 있었다.
고즈넉하고 우수적인 음악과 밤거리는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