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관람후기

서울시향의 말러2번 '부활' [04/08/31]

classicalboy 2007. 8. 20. 21:33
2004년 8월의 마지막날 밤이다.
기다리던 말러의 2번을 듣는 날이다.
올해는 말러 2번의 해인것 같다.
이미 지난 7월에 대전시향이 연주한바 있다.
훌륭한 연주였다.

이번의 서울시향의 연주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요엘 레비를 초청했다.
그의 모습을 처음 접했는데,
포스터의 사진과는 달리 많이 늙어보였다.
지휘 스타일은 몸을 많이 움직이며 힘을 불어넣는 스타일이다.
보는 즐거움이 있는 지휘자이다.

--------------------------
지휘 : 요엘 레비
소프라노 : 헤롤린 블렉웰
메조 소프라노 : 페트라 랑
--------------------------

처음 도입부터 현악기의 소리가 낮다 싶었다.
여지없이 마지막 피날레까지 금관과 목관의 소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현악기군 이었다.
이것은 요엘 레비가 의도한바는 아닌것 같다.
레비가 금관의 포효를 많이 부각시키긴 하였으나
현악기들의 소리가 그리 잠식될 줄은 몰랐다.

전악장에 걸쳐 다소 빠른 진행이었다.

2악장의 부르럽고도 산뜻한 연주는 성공했지만
내면에 있는 아름다운 회상, 행복한 회상의 이미지를 살리지 못했다.

3악장도 마찬가지.
현실의 비애와 고달픔을 담아내는 내면적 표현이 아쉬웠다.

4악장에서의 메조 페트랄 랑의 소리는 대체로 좋게 들렸다.
그러나 서울시향의 반주는 불안감이 있었던듯 하다.

마지막 5악장.
힘차게 시작되었으나
불안한 합주가 군데군데 드러났다.
특히 현악기의 소리가 너무 작아 금관의 묵직한 소리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주제선율조차 잘 들리지 않을 정도여서 많은 실망을 하기도 했다.
소프라노 블렉윌의 소리는 작았다.
말러의 곡엔 어울리지 않는 소리인것 같다.
마지막 합창이 시작되고 불활을 노래하는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길버트 카플란의 연주를 연상시키듯 잠시 멈추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힘찬 마무리도 좋았다.

이번 연주에서의 아쉬움은
1. 현악기의 너무 작은 소리
2. 부활이라는 주제에 다소 어울리지 않게 힘차기만 하고 가볍게 연주되었다는 것
3. 목관과 금관의 소리가 투명하지 않았던 것
대략 이정도로 생각이 된다.

이러한 점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였을까?
대전시향의 연주때보다도 박수를 많이 받지 못했다.
요엘 레비란 지휘자를 초청하고도
기립박수를 얻지 못한 것은 실패작이라고도 생각된다.
너무 혹평인가?

부활이란 대곡. 멋지고도 멋지다.
모쪼록 서울시향의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