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관람후기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7번 후기 [02/11/29]

classicalboy 2007. 8. 20. 21:16
11월 29일 그토록 기다렸던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7번 연주에 갔었다.

로비부터 꽉찬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다.
참 대단한 광경이다.
우리나라의 연주회장에서 우리나라의 악단이 연주하는곳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건 참 보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암튼 난 1층 2번째 열에 앉았다.
너무 앞쪽을 고집해서인지 오케스트라의 모든 파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담부턴 오케스트라 연주는 10번째 줄정도에 앉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항상 2층에 앉았었기 때문인지 1층의 자리 감이 별로였다.

음!!
1악장의 사운드가 시작�다.
금관의 삑사리, 현의 일사불란함...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총주부분도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2악장과 4악장의 밤의 노래...
2악장 만돌린 기타와 어울어진 4악장이 낭만적으로 잘 흐른 반면, 2악장은 좀 어두운 악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느낌이 살아나질 못했다.

3악장의 스케르조는 잘 흐른 편이다. 연주가 편이하게 진행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의 5악장.
모든 풍파를 헤진 힘차고 영웅적인 느낌이 살아나야 했다.
지금까지 들어보았던 부천필의 하모니가 아니것 갔았다. 금관과 현, 그리고 목관의 따로 노는 분위기(참 어이없는 조합니다)는 날 실망시켰다.
이와 더불어 타악기까지 따로노는 분위기가 한참을 이어갔다.
그나마 위로가 된것은 부천필 단원들의 진지한 연주태도, 그리고 현의 부드러움이었다.
부천필의 연주는 항상 진지하다. 임헌정 지휘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리라 본다. 아마도 말러의 연주에서만큼은 그들의 노력이 더할것이다.

지금까지의 말러연주보다 그 내용면에서는 떨어지는 연주였다. 내 느낌이 잘못되었나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이곳저곳의 감상기를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휘자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연습의 부족이 있었던것 같다.

이제 남은것은 내년의 8번,9번 그리고 대망의 10번 아다지오이다.

8번은 사뭇 기대가 무지 크다.
내가 말러의 깊은 심연으로 빠지게 해준 곡이 바로 8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천인의 교향곡'이라고 하지 않는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교향악단이 많은 성숙을 보이고 있다.
그 선두주자가 바로 부천필이다.
어쩌면 KBS향보다도 우수하게 느껴진다.

연주는 그 질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연주에 임하는 연주자들의 태도가 많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청중들은 그것을 느끼며, 그만큼 찬사를 보낼줄 안다.
우리 악단들이 그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가끔 가보는 서울시향이나 코리언 심포니의 연주는 느낌없는 음들만 나열하고 있다. 청중들을 다시는 오지 않게하는 연주다.

느낌이 있는 연주...
바로 청중들이 원하는 것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