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들

이제 그 대가를 치를 때였다

classicalboy 2007. 11. 3. 12:56

 도대체 나란 인간은 얼마나 어리보기였던가! 뜻밖에도 열한 달이나 되는 시간을 벌었으면 제대로 활용을 했어야 했다.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를 보여 주든지, 아니면 남자란 남자에 대해서는 모조리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들든지. 그도 아니면 그녀에게 말했어야 했다. 수컷이란 수컷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얄�은 허풍선이들이며, 공손하기 짝이없어 보이는 자들도 걸핏하면 상스런 짓거리를 하게 마련이라고. 그리고 그녀에게 남자란 것들이 얼마나 추한 것들인지 보여 줬어야 했다. 원래 남자들은 추하니까. 죄다 추하니까. 겉보기에는 나보다 덜 추하게 보이더라도 말이다.

 그러기는커녕 나는 어쨌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허송 세월만 했을 뿐이었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앞날에 대해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고, 입을 해 벌린 채 황홀경에 빠져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이었다. 이제 그 대가를 치를 때였다.

 

 

- '공격 / 아멜리에 노퉁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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