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싶다.... 파라오의 땅~~~
예전에 읽었던 "왕들의 계곡"이란 책이 생각나네~~
-------------------------------
[TRAVEL FEATURE]이집트① 부활을 꿈꾸는 파라오의 땅
![]() |
이집트에 발을 딛는 순간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 비우기'이다. 파라오의 백성들이 이룩한 문명은 빈약한 지식과 사유로는 그 윤곽조차 헤아리기 힘들다. 무수한 신화와 상형문자들이 수천 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밀려온다. 그 불가해한 표정들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존재한 시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처처에서 부유한다. 발걸음이 더디더라도 그곳에서 마땅한 자세는 오직 무욕과 겸손이다.
◆룩소르(Luxor), 불멸의 이름으로 빚은 도시
이집트 중앙부 나일 강변에 자리한 룩소르에선 시간의 흐름이 소용돌이친다. 수천 년의 세월이 한데 뒤엉키며 상상력을 잉태한다.
룩소르는 근세 이후 지난한 발굴 작업을 거쳤다. 묻히고 허물어졌던 신전들이 부활하면서 파라오의 생애와 사제, 노예들의 이야기가 복원됐다. 까마득한 옛 기억이 현재와 교감을 이룬다. '삶은 죽음 이후에도 지속된다'고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내세관이 실제로 구현된 셈이다.
![]() |
룩소르는 지난해 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덕분이다. 그는 슈퍼모델 출신의 카를라 브루니와 룩소르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냈다. 전 세계 주요 언론사 취재진과 파파라치들이 대통령의 밀애를 포착하기 위해 룩소르 곳곳에 진을 쳤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하룻밤 숙박비가 1천100달러인 올드 윈터 팰리스(Old Winter Palace) 스위트 룸에 묵었다. 새벽 어스름이 걷히지 않은 시각에 경호원들과 함께 나일 강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조깅을 했다. 야간 조명이 켜진 룩소르 사원의 거대한 기둥들이 조깅 행렬을 내려다보았다.
대통령 커플은 낮에는 선글라스와 청바지 차림으로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과 카르나크 신전(karnak Temple)을 둘러보았다. 정상부가 피라미드 모양인 바위산 아래 자리한 왕가의 계곡에선 다른 여행객과 마찬가지로 70이집트파운드(약 1만2천600원)의 입장권을 끊고 코끼리 열차(관광객 수송 전동차)로 이동했다. 왕가의 계곡 입장권은 현재 공개된 14개의 무덤 중 3개가 관람이 가능하다. 사르코지는 제19왕조 세티(Seti) 1세(BC 1294~1279 재위)의 무덤을 선택했다. 세티 1세의 무덤은 왕가의 계곡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지만 파파라치들에게 모습을 공개하진 않았다. 파라오의 무덤 안에선 모든 촬영이 금지돼 있는데, 프랑스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다.
왕가의 계곡에서 나온 사르코지 일행은 나일 강가로 자리를 옮겼다. 나일 강을 수놓는 돛단배로 일종의 수상 택시인 펠루카(Felucca)에 올라 점심 피크닉을 즐겼다. 펠루카 선미에는 프랑스 국기가 펄럭였다.
점심 후 사르코지 일행이 찾은 카르나크 신전은 테베, 즉 룩소르에서 숭배되던 신인 아문(Amun 또는 Amon, Ammon)을 기리던 곳이다. 아문은 '감춰진 자'라는 의미인데 머리에 긴 깃털 장식의 관을 쓰고 왼손에 생명의 상징인 열쇠 모양의 앙크(Ankh), 오른손에 남신의 상징인 권장(權杖)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 |
평범한 지방 신에 불과했던 아문은 테베가 이집트 신왕국의 중심이 되면서 신들의 제왕으로 떠오른다. 태양신 레(Re)와 결합해 최고의 신인 '아문-레'가 된다. 파라오들은 아문을 기리기 위해 앞 다퉈 카르나크 신전에 새 건물을 짓고 조각상을 세웠다.
카르나크 신전은 수십 개의 석대 위에 도열한 스핑크스들의 환영을 받으며 내부로 들어가게 돼 있다. 카이로 기자의 스핑크스와 달리 사람이 아닌 숫양의 머리를 하고 있는데, 크고 우아한 뿔이 턱밑까지 휘어져 닿는다. 신전 입구에 해당하는 거대한 탑문 앞에는 람세스(Ramesses) 2세(BC 1279~1213 재위)의 석상이 두 팔을 가슴에 다소곳이 모은 채 세워져 있다. 제1, 제2 탑문을 거쳐 안으로 들어서면 카르나크 신전의 심장에 해당하는 대열주실(The Great Hypostyle Hall)이다. 폭 53m, 길이 102m 장방형 공간에 134개의 돌기둥이 숲을 이루고 있다. 어른 대여섯 명이 팔을 이어도 한 번에 안기 힘들 만큼 굵은 돌기둥이 하늘을 향해 찌를 듯 서 있다. 기둥과 들보, 벽면 안팎에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채색 부조가 가득하다. 파라오의 이름이 적시된 상형문자에는 타원형의 테두리인 카르투슈(Cartouche)를 둘러 구분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룩소르 여행은 일반 여행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룻밤 숙박비와 철통 경호에서 차이가 날 뿐 코스와 관람 대상은 동일했다. 프랑스 고고학자와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수행하며 가이드 역할을 했지만 방대하고 복잡한 이집트 문명은 설명도, 이해도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룩소르로 떠나기 전 이집트 상형문자에 대한 기초 지식을 익힌다면 파라오의 무덤과 신전에서 남다른 환희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의 언어학자 샹폴리옹(Jean F. Champollion)이 복원시킨 고대 이집트의 역사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샹폴리옹은 나폴레옹 원정군이 1799년 이집트에서 발견한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을 연구해 이집트 상형문자인 히에로글리프(Hieroglyphs)의 음가 체계를 밝혀냈다. 그가 해독한 히에로글리프의 알파벳 음가와 독법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의 삶과 내세관이 보다 선명해진다. 그것은 그리스신화의 원류가 된 다신교의 땅, 불멸이고자 했던 파라오의 제국, 수천 년 동안 잊혀졌던 시간들에 대한 작은 예의이기도 하다.
◆여행의 맛을 돋우는 풍경
![]() |
룩소르에서 하룻밤 머물 요량이라면 나일 강을 기준으로 일정을 짜는 게 좋다. 룩소르는 나일 강 동안(東岸)과 서안(西岸)으로 나뉜다. 해가 지는 서쪽은 죽음과 내세를 의미한다. 서안에는 왕가의 계곡과 왕비들의 계곡, 파라오의 장례 의식을 치르고 제례를 지내던 장제전(葬祭殿)들이 위치해 있다. 죽음의 강 저편에 닿아 있는 신성한 구역인 셈이다.
나일 강 동쪽은 살아남은 자들의 도시이다. 파라오의 거처와 신전과 민가들이 모여 있다.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이 대표적이다. 두 신전은 본래 참배 길로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나일 강의 범람으로 밀려들어온 토사가 신전을 침범했고, 그것이 수천 년간 반복되면서 옛 영화와 함께 잊혀져갔다.
나일 강 범람의 흔적은 룩소르 신전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발굴로 드러난 신전 주벽(周壁) 상단을 따라 후대에 지어진 건물의 외벽이 이어져 있다. 개흙 속에 묻힌 3000년 전의 신전과 300년 전의 건물이 수직으로 잇닿으며 서로 다른 층위를 이룬다.
현재, 룩소르 신전은 파라오 시절의 혼잡과 분주함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신전 주변으로 호텔과 여행사, 공원과 선착장, 쇼핑센터와 레스토랑들이 몰려 있어 관광객과 룩소르 시민들로 붐빈다. 스핑크스 대오가 지키는 룩소르 신전 앞에선 디너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나일 강변도로를 따라 즐비한 여행사들은 다양한 일일투어 상품을 판매한다. 왕가의 계곡과 하트셉수트(Hatshepsut) 여왕의 장제전을 돌아보는 서안 투어, 일몰 이후 카르나크 신전에서 열리는 소리와 빛의 향연(Sound & Light Show), 하늘의 신 호루스(Horus)가 되어 룩소르 상공을 주유하는 열기구 투어가 인기 높다. 나일 강 돛단배인 펠루카를 타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데, 가급적 해질 무렵을 택하는 게 좋다. 석양에 물든 나일 강과 왕가의 계곡이 빚어내는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 |
룩소르의 명물인 관광 마차는 룩소르 신전 주변을 비롯해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호객 행위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워낙 노련한 마부들인지라 가격 흥정을 잘 해야 한다. 1달러를 내고 타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10달러를 뜯기는 경우도 있다. 이집트는 병원비도 깎을 수 있는 곳으로 최적의 흥정을 위해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요금이 정해지면 손님은 마차의 가죽 시트에 앉아 약 1시간 동안 룩소르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된다. 주로 흙먼지 풀풀 날리는 재래시장 골목을 헤집고 다닌다. 이국적인 과일과 향신료, 나일 강에서 그물로 잡은 물고기, 둥글 넓적한 아이시(Aysh) 빵을 볼 수 있다.
룩소르 시장에서 마주치는 이들은 대부분 전통 의상인 갈라베야(Galabeya)를 입고 있다. 회색과 하늘색 계열이 주를 이루는데,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옷이다. 목 둘레가 둥그렇게 파인 원피스 형태로 앞 윗부분이 트이고 전체적으로 헐렁하다. 뜨거운 햇볕은 가려주고 바람은 잘 드나든다. 기념품 쇼핑 상가에 들러 한 벌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진/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ㆍ글/장성배 기자(up@yna.co.kr), 협찬/플래닛이집트투어ㆍ카타르항공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끝)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봉마에!! (0) | 2008.10.21 |
---|---|
[펌] 우주 탄생 재현, 10일 인류 최대 실험시설 LHC 가동 (0) | 2008.09.02 |
[펌] 로맨틱한 스위스 퐁듀의 맛에 '퐁당' (0) | 2007.12.08 |
보통 사람의 위대한 드라마 (0) | 2007.11.03 |
커피 잔에 흐르는 라흐마나노프의 로맨틱한 피아노 선율 (0) | 2007.11.03 |